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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하이퍼픽션_달의 뒷면] 반복

(← 이전이야기 ) 정우가 자신도 모르는 길선화의 상처를 본 그날 . 그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쫓기듯이 정신을 잃었다 . 그가 기억을 떠올렸기 때문일까 ? 그렇다면 지금 그의 혼란은 얼마못가 피폐로 이어질 것이 분명했다 .  나는 그에게 찾아가기로 했다 . 그래 .. 다 말해주는 거야 .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.. 나는 다시금 그를 찾아 지하실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.  ‘!!’ 그 순간 뒤에서 누군가의 손이 나를 덮쳐왔다 . 그와 동시에 균형을 잃은 몸은 그대로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졌다 .  “ 시발 .. 죽은년이 뭐 그렇게 할 말이 많아 . " " .. ㅇ .. 이거 놔 .. " 깜빡거리는 전등 빛에 그의 얼굴이 비쳐보였다 . 조정우다 . 아니 그림자 ?  살의에 찬 그의 표정은 내가 죽던 그날의 것과 같았다 . 나는 있는 힘껏 발버둥을 쳐봤지만   그럴수록 그는 내 목을 잡은 손에 더욱 힘을 실었다 .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...  죽일 듯이 나를 바라보는 그림자의 눈을 피해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자 또 다른 정우의 모습이 보였다 . 아직 해야 할 말이 더 남았는데 .. 눈앞은 점점 흐려져 정우의 표정조차도 보이지 않았다 .   나는 그렇게 정신을 잃었다 .  ( 다음이야기→ ) ( 스토리텔러  : 김유진 ) 이   저작물은   크리에이티브   커먼즈   저작자표시 - 비영리 - 변경금지  4.0  국제   라이선스 에...

[하이퍼픽션_달의 뒷면] 재회

(← 이전이야기 ) 최근 며칠간 나는 정우를 따라다녔다 . 자신이 조정우의 그림자라고 말하는 그 존재의 정체를 밝혀내기 위함이었다 .  정우는 조경사의 일을 계속 하고 있었다 . 매일 아침 정원을 가꾸고 있는 정우의 뒤에서 그를 바라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옛 기억이 떠올랐다 . 특히 이따금 활짝 피어난 꽃을 보며 지어내는 그의 미소는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. 그를 따라다니면서 그와 관련된 많은 사람을 볼 수 있었다 .  ‘ 길선화 ’ 그녀는 정우의 새로운 연인이자 그림자의 가장 큰 관심대상이었다 . 매일 밤 그녀의 퇴근시간에 맞춰 미행을 시작하는 정우의 모습과 그녀에게 의미심장한 문자를 보내며 지어보인 그의 비틀어진 웃음은 같은 도저히 사람이라고 보여 지기 힘든 모습이었다 .  ‘ 너무 똑같아서 ’  정우 앞에서 영문도 모른 채 보이지 않는 사람에 대한 두려움에 떨고 있는 길선화의 모습을 보았을 때 . 나와 그녀의 모습이 너무나도 겹쳐있음을 느꼈다 . 나도 그랬으니까 .. 쟤처럼 나도 무서웠으니까 그녀가 가엾다 . 정말 그림자가 그의 안에 존재한다면 그녀에게 위험이 닥칠 것이 분명했다 . 이 사실을 정우는 알고 있을까 ? 자신이 나를 죽였다는 사실 조차도 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?  두려운 마음에 잠든 그를 찾아갔다 . 캄캄한 지하실 그 공간에서 영문도 모른 채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 그의 모습 . 곧 내 존재를 알아챈 것인지 이쪽으로 시선을 돌리는 그를 향해 입을 열었다 .  “ 떠나 ” ( 다음이야기→ )  ...

[하이퍼픽션_달의 뒷면] 그림자

(← 이전이야기 ) 그리고 난 집에 도착하지 못했다 . 이제야 알았다 . 내가 어디로 갔는지 누가 날 죽였는지 . 조정우의 차는 빠르게 동네를 빠져나가 그가 요즘 가꾸고 있는 시의 수목원으로 향했다 . 잠들어있는 내 모습을 보니 눈물이 흘렀다 . 아직 개장하지 않은 수목원은 살인하기 좋은 곳이 분명했다 . 그의 두 손이 내 목으로 향했다 . “…!” 이제 고통을 느낄 수 없는 몸인데 조정우의 손끝이 나의 목을 향해 오는 순간 칼로 내 목을 찌르는 것 같은 고통을 받았다 . “ 살 .. 려줘 ” 마취제로 인해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는 내 몸뚱아리는 그렇게 죽어갔다 .  흐르는 눈물은 조정우를 더욱 흥분시켰다 . “ 제발 .. 살려 .. 주세요 ..” 나는 내가 죽어가는 모습을 창문 밖에서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. “…!!!!!” 조정우와 눈이 마주친 것 같다 . 나를 보며 웃는 것 같아 소름이 끼쳤다 . 도망가야한다는 생각이 들엇다 . “ 뭐지 ?” 내 위로 그늘이 드리워졌다 . “ 수양아 가서 더 예쁘게 해줄게 ” 알 수 없는 어두운 형체가 내 목을 조여왔다 .  형체의 어두움이 빠지면서 실체가 드러났다 . “ 조정우 ?” “ 아직   조정우라고 하기에는 애매하고 , 정확히 얘기하자면 조정우의 그림자 라고 할까 ?” “ 뭐라고 ?” “ 저녁을 먹은 그 순간까지만 니가 아는 그 조정우였다는 말이야 ” ( 다음이야기→ )   ( 스토리텔러  :  안채연 ) 이 ...